美 초장기채에 수천억씩 베팅하는 개미들

입력 2023-06-12 18:12   수정 2023-06-13 00:54

개인투자자들이 만기 20~30년 이상 초장기채로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하락할 경우 변동성이 높은 초장기채가 큰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초장기채는 단기채 대비 변동성이 수십 배에 달하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장기채 ETF 순매수 싹쓸이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데일리20+이어트레저리불3X’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총 75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작년 최대 인기 종목이었던 테슬라(3위)를 큰 차이로 제쳤다.

20년 이상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20+이어트레저리본드’(1928억원), ‘아이셰어즈20+이어트레저리본드바이라이트’(925억원) 등도 각각 해외 순매수 7위와 10위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에 1419억원에 이르는 개인 투자금이 몰렸다. ‘KBSTAR KIS국고30년Enhanced’(921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855억원),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738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들었다.

개인이 장기채에 몰리는 이유는 높은 기대 수익 때문이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변동성이 커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내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의 매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버금가는 변동성
기대 수익이 높은 만큼 변동성도 막대하다. 단순 계산으로 1년물 단기채가 1% 오를 때 30년물은 30% 상승한다. 개인은 이런 장기채를 2~3배 레버리지로 투자해 더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외 순매수 1위 디렉시온데일리20+이어트레저리불3X는 20년 이상 미국 국고채에 3배 레버리지를 얹은 초고위험 상품이다. 국내 상품 중에서는 KBSTAR KIS국고30년Enhanced,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 등이 주요 레버리지 상품으로 꼽힌다.

초장기채가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사들은 잔존 만기를 높인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통상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도 편입 자산의 실제 만기는 17~20년인 경우가 많은데, 만기 30년을 꽉 채워 변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와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는 잔존 만기가 각각 33.6년, 29년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장기채 급등’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단기채와 달리 초장기채는 경기 전망, 물가 상황 등 통화정책 외 변수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며 “금리 방향에 베팅하려면 오히려 단기채가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